“(…)저는 발이 꽤 빠른 편인데 뭔가 마음이 급하고 자주 넘어져서 제가 뭔가 잘못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 그런데 동시에 그것이 나의 움직임이라는 생각 그 두 생각을 똑같을 정도로 자주 했습니다. 어느 쪽이든 좋지만 스스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고 나면 모든 것이 다르게 느껴질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
자기 소개를 제대로 마치지 못했지만 스스로가 이런 방식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혹은 움직임에 들어섰을 때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그것이 소개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멋진 자기소개다.
걸으면서 장소와 관계 맺기. 행동과 움직임을 통해 다른 사람과 상호 작용하기. 그걸 통해 나를 잘 알게 되기. 나를 단단하고 유연하게 느끼기.
다들 하루의 태반을 앉거나 누워 액정을 스크롤하며 살고 있는 시대에, ‘걷기의 즐거움을 까먹은 것은 아니죠? ’ 하고 웃어보이는 거 같은 이야기였다.
움직이고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낯선 장소와, 어떤 사람이 취하는 제스처나 동작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될 가능성들, 그런 것들이 주는 설렘과 약간의 경계심과 두근거림에 대해 내내 생각하며 읽었다. 당장 나가서 걷고 싶어!
공교롭게도 글 속의 동네가 마침 작년 봄에 매일같이 걷고 밥집을 찾아다니곤 했던 곳이라 , 글 속의 장소를 그때의 나는 어떤 마음으로 걸었었지, 무얼 보았지, 그때의 냄새와 날씨가 어땠지, 그 때 내 옆에서 같이 걸었던 사람들은 지금은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있지 같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것도 좋았고.
그런데 이 작품은 소설보담도 작가의 글이 훨씬 좋았다. 그 부분을 여기도 옮겨놓아요. (내가 강조한 부분 같은 사람이 될 수 있다면 바랄 게 없을 거 같음..)
내게 다가오는 얼굴들과 동시에 나 역시 거리로 계절로 다가가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길과 사람의 표정들, 순간들. 그렇게 다가오고 스쳐가고 뒤돌아보는 흐름과 공기. 강주나 성민은 그런 얼굴들을 좀 더 자주 마주하고 그러다 어쩌면 이 사람들 아는 얼굴이 될지도 모르겠는데 생각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나처럼 거리를 스쳐 지나가지만 동시에 좀 더 이 거리에 자신의 앉을 곳을 살펴보는 사람들일 것이라 생각했다. 내 친구들이 강주나 성민 같지는 않지만 나는 강주나 성민이 내 친구 같았고 그러다보면 나는 친구들에게 내가 모르는 얼굴들이 아주 많이 있을 것임을 다시 알아차리게 되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