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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archive of

404, The NEW ERA, ERA

저지클럽, 하이퍼 +인디 팝, 테크노에 이어 다시 하우스 붐이란다. 요즘은 키키의 Delulu랑 404, XG의 gala, hynotize를 돌려 듣고 있다. 트랙들 자체는 평범하고 클래식하기까지 한데 댄서블한 하우스가 주는 자유분방함에 비트 정박마다 찰지게 씹히는 가사(포오포 뉴에라에라)와 나른한듯한 저음 보컬이 2026년만의 하우스 입니다, 하는 것 같다.

2026년 1월: 별 일 없는 일상을 보냈다. 아침 여섯 시 반에 일어나(려 노력하)고, 아침 운동 갔다 샤워 하고. 아침을 먹은 다음 뉴스와 주가를 확인하고, 일을 하고, 자료들을 찾고, 읽고. 연초에 충동 구매한 온라인 영어 강의도 매일 듣고. 회사 블로그 쓰기를 올해 목표로 삼고, 매일 일정 시간을 쓰기에 할애하려 벼르고는 있는데, 비시즌임에도 야구 소식을 따라잡느라 진척이 없다. 야구가 이렇게 무섭다. 끊어야 되는 건 분명한데, 없으면 내 삶이 공허해질 것 같애.. 딱 그 정도의 죄책감과 불편함 뿐인 일상. 감사한 일이죠.

하지만 세상 돌아가는 모습에 매일 촉각을 세우고 있다. 얼마 전 일론 머스크에 대한 내 반감이 너무 막연하다는 생각이 들어, 처음으로 그의 인터뷰들을 이것저것 찾아 읽어봤다.

태양은 ‘공짜 에너지원’ 이죠. 궤도에 인공 위성을 몇 천 개 띄워서 태양광 발전을 하면 돼요. 데이터센터도 달에 지으면 돼죠. 냉각이 안되는 부분은 복사열을 활용하면 되고요. ‘일론, 우주 쓰레기에 대한 대안은 있나요?’ 글쎄요, 하지만 위성을 몇 천개씩 쏠 정도로 기술이 발전하게 되면 쓰레기 처리 방법도 찾겠죠. 우주의 특정한 지점으로 쓰레기를 모을 수도 있을테고요. 사실 몇 년만 있으면 우리가 그런 일을 신경 쓸 필요도 없을 거예요. AI가 알아서 할 테니까요.

OpenClaw의 출현, 매일 치솟는 메모리 가격, 정보 격차나 기술 활용도에 따라 이미 겉잡을 수 없이 벌어지고 있는 계급. 그 중에서도 ai들이 인간 알바를 구할 수 있도록 하는 당근 마켓같은 플랫폼의 출현은 좀 충격적이었다. 아니, 인건비 지출 없이 싼 값에 부리려고 AI나 로봇을 만든 거 아니었어? 인공지능이 사람과 다름없는 경제주체가 될거라면 그냥 처음부터 사람을 고용하면 됐잖아.

그렇지 않아도 지구를 갈고 뒤집고 천문학적인 돈 처발라가며 만들어낸 것들로 결국 사람들은처 싸우거나 딸감찾아보거나, 게임, 덕질, 쇼핑, 으스대기밖에 안 할텐데.

이와 관련, 앤트로픽 보안직에서 근무하다 2월 9일 퇴사한 Mrinank 씨의 트윗을 옮겨놓음.

기술만이 폭주하듯 발전할 뿐, 세상 전체가 이것이 초래할 사회 경제적 충격에 대한 준비를 전혀 안하고 있다는 게 무섭다. 엄마는 세상을 너무 비관적으로 보지 말라했지만 이건 비관적인게 아니고 무서운 거예요.

이 시대를 눈 뜨고 목격해야 하는 게 싫다는 생각, 그리고 세상이 더 살기 좋아질 거라는 믿음이 당연하던 아주 짧은 시기에 10-20대를 보냈다는 것의 의미를 뒤늦게 곱씹고 있다. 살얼음 파편 같은 좁은 시공간들을 뛰어다니며 광고 되기 VS 트래픽 되어 남 광고비 벌어다 주기 두 가지 선택지만을 되풀이하는 거 같은 온라인 공간이 나는 어지럽던데. 내게 보이는 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끝없이 의심해야 하는 것도 피곤하던데. 나는 오프라인이 내 홈그라운드인데. 404 속 화자는 시그널이 안 잡히는 off the wi-fi로 떠나면서 날 찾지 말라한다. 찾지 못해도 어디든 있잖아라는 가사가 나한텐 공포인데 얘한테는 안심인가봐.

십 대 이십 대에 EXO aOA 걸스데이를 듣던 사람하고 코르티스나 kiiiKiii 를 듣는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있는 거야.

하지만 이런 시대에도 다들 열심히 살고 있는 마당에 해일이 몰려와요 종말이 다가오는 것 같애요하고 초 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큰 전쟁과 핵폭탄, 경제 대공황, 역병과 냉전 아래에서도 인류는 살아 남았다는 사실도 잊고 싶지 않어. 그런 복합적인 감정으로 ‘난 몰루는일’ 이라 말하는 듯한 경쾌한 하우스 리듬 따라 포오포 뉴에라.에라, 포오포 not found in the system 하고 읊조리게 되는 것 같애.